본문 바로가기

동물 보호와 윤리

동물 권리를 반영한 도시계획 사례 분석: 윤리적 도시개발을 위한 해외의 노력

도시가 확장되고 개발이 진행될수록 인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들의 생존권과 이동권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도시계획 분야에서는 '동물권'을 고려한 개발 전략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동물 이동권을 존중하는 다양한 도시 설계 사례가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지향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심 속 야생동물 통로 설치법을 중심으로 해외 사례를 소개하고, 윤리적 접근의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동물 이동권이란 무엇인가?

동물 이동권이란 야생동물 및 도심에 서식하는 동물들이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서식지를 오갈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도시화로 인해 동물들의 기존 서식지가 파편화되거나 차단되면서, 동물들은 번식지, 먹이터, 보금자리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거나 스트레스를 겪게 됩니다. 이로 인해 생태계는 불균형을 초래하며, 일부 종은 멸종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따라서 도시개발 시 동물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은 단순한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기본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해외 도시에서 동물 이동권을 고려한 대표적 사례

(1) 네덜란드의 '에코브릿지(Ecoduct)'

네덜란드는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야생동물 통로 설치 국가 중 하나입니다. 특히 **'에코브릿지'**라 불리는 녹지 통로는 고속도로, 철도 등으로 단절된 서식지를 연결해주어 다양한 동물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나르더스탈트 에코브릿지(Natuurbrug Zanderij Crailoo)'는 길이 약 800m로, 세계에서 가장 긴 야생동물 전용 다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다리는 사슴, 여우, 오소리, 심지어 곤충류까지 다양한 생물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습니다.

참고자료: Dutch Ministry of Infrastructure and Water Management, "Nature Bridges in the Netherlands" (2022)

(2) 캐나다의 '밴프 국립공원 야생동물 고가도로'

캐나다 앨버타주의 밴프 국립공원에는 수십 개의 동물 전용 고가도로와 지하 통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지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생태계 보존 지역으로, 고속도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동물 로드킬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설계가 도입되었습니다.

특히, 고가도로는 울타리와 함께 설치되어 동물들이 도로로 직접 내려오는 것을 방지하며, 자연스러운 환경을 조성하여 동물들이 스트레스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설치 이후 로드킬 사고가 8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참고자료: Parks Canada, "Wildlife Crossings in Banff National Park" (2021)

(3) 프랑스의 '생태 터널(Ecopassage)'

프랑스에서는 고속도로와 주요 도로 구간에 '생태 터널'을 적극 설치하여 소형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등의 이동을 돕고 있습니다. 이 생태 터널은 토지와 잘 어우러지게 디자인되어 동물들이 자연 환경의 연장선처럼 인식하도록 유도합니다.

특히, 조명, 통풍, 내부 식생 관리까지 세심하게 배려하여 동물들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이는 생태 다양성 보존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Ministère de la Transition écologique et de la Cohésion des territoires, "Aménagements écologiques pour la faune" (2023)

- 윤리적 도시개발이란 무엇인가?

윤리적 도시개발이란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체의 권리를 존중하며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접근이 필요합니다.

  • 생태 연결성 확보: 도시 내부 및 주변 자연환경을 단절시키지 않고, 녹지 네트워크를 통해 동물과 식물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합니다.
  • 야생동물 친화적 인프라 구축: 도로, 건물, 공원 등 도시 인프라 설계 시 야생동물의 생활패턴과 이동 경로를 고려합니다.
  • 생물다양성 증진 정책 마련: 도시계획 과정에서 생물다양성 보존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마련합니다.

윤리적 도시계획은 단지 동물 보호를 넘어 인간 삶의 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도시는 미세먼지 저감, 기후변화 완화, 심리적 안정 등 다양한 이점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의 시사점 및 적용 방안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일부 신도시 개발과 공원 조성 과정에서 동물 이동권을 고려한 설계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해외에 비해 인식과 제도적 기반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 법적 제도 마련: 도시개발 시 동물 이동권을 보장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기준을 설정해야 합니다.
  • 전문가 참여 확대: 도시계획 단계부터 생태학자, 동물행동 전문가 등의 참여를 의무화하여 실제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국민 인식 제고 캠페인: 동물 이동권의 중요성과 윤리적 도시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대국민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 지속 가능한 개발 지침 마련: 모든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생태 연결성 평가'를 필수적으로 수행하고, 이에 따라 설계를 조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합니다.

-결론

동물권을 반영한 도시계획은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해외 선진 사례들은 우리에게 소중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이제부터라도 적극적으로 동물 이동권을 보장하는 도시개발을 추진해야 하며, 이는 윤리적 책무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